영화(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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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아도 느낄 수 있을듯한 영화, 원스(once)...
정말 만족스러운 음악영화 한편을 봤습니다. 바로 아일랜드에서 만든 인디영화, 원스(once) 입니다.... 거리에서 낡은 어쿠스틱 기타를 밤낮으로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는 한 남자가 있다. 그에게 있어서 음악이란 과거이자 현재이고 미래이다. 자신의 옛 이야기를 음악으로 만들어 불러나가며 미래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이다. 어느날 그런 그의 노래에 귀를 기울이고, 관심을 가져주는 한 여자가 다가왔다.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그녀에게 있어 매일 들려오는 그의 음악은 하나의 희망이자 즐거움이었을런지도 모른다. 그들은 그렇게 만나서 '음악'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가까워진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크레딧이 올라갈때 느꼈지만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의 이름이 나오지 않습니다. 심지어 크레딧에서조차 guy ..
2007.10.09 -
아담 샌들러의 유쾌한 게이 코미디, 척 앤 래리를 보다
아담 샌들러가 나오는 영화들은 그 틀이 정해져있달까... 그의 개성이 강하게 나오다보니까 어찌 보면 그게 그것처럼 보일 정도이긴 하죠. 이번에 그가 들고 온 영화는 성적 소수자인 게이의 얘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시는 바와 같이 포스터는 그런 것을 전혀 느낄 수 없습니다. -_-; 그저 사랑싸움하는 삼각관계의 남녀이야기라는 냄새만 물씬 풍길뿐이죠; 영화는 뉴욕의 소방서에서 근무하는 두 소방관의 얘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척 레빈과 래리 발렌타인은 죽마고우이긴 하지만 살아가는 스타일은 좀 다릅니다. 척은 여자라면 무조건 OK 할 정도로 여자를 밝히는 호색한인 반면, 래리는 세상을 떠난 아내를 잊지못하여 그녀의 흔적들을 집에 고스란히 놔두기도 하고 가장으로서 때론 엄마로서 아이들을 잘 키우려고 노력을 ..
2007.09.15 -
워커홀릭의 이야기가 담긴 영화, 사랑의 레시피
뉴욕에 위치한 고급 레스토랑의 총 주방장인 케이트는 자신의 요리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 자부심이 크다보니 요리에 불만을 표하는 손님에게 때로는 과한 행동을 하여 되려 손님을 쫓아버릴 정도이다. 그녀는 일에 대한 자존심이 강하고, 때론 지나칠만큼 완벽을 추구하다보니 요리의 처음부터 끝까지 철두철미하게 지휘를 한다. 삶에 있어서 철저한 룰을 만들고 그 룰 속에다가 자신을 가둔채 살아오던 그녀에게 변화가 찾아오게 된다. 하나밖에 없는 언니의 갑작스런 죽음, 그렇게 그녀의 삶 속으로 조카 조이가 찾아오게 된 것이다. 언니의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렇게 쉽게 뜻대로 되진 않았다. 언니의 죽음과 조이와의 트러블, 공백기간동안 부주방장으로 온 닉으로 인해 냉정하게 시계바늘처럼 돌아가던..
2007.09.03 -
검은 집(Black House), 귀신보다 무서운 것은 사람..?
'사이코패스 공포 스릴러'를 표방한 이 영화는 사이코패스(psychopath)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 내에서는 사이코패스를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살인까지도 저지르며 그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마음이 없는 자들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이코패스는 1920년대 독일학자인 슈나이더에 의해 처음 소개되었는데, 이는 '성격 탓으로 인해 타인이나 자기가 속한 사회를 괴롭히는 정신병질'을 뜻한다고 합니다. 미국 연쇄살인범의 90% 이상이 사이코패스에 속한다고 합니다. 이들은 웃는 모습과 우는 모습을 잘 구별해내질 못한다고 합니다. 타인의 슬픔과 기쁨을 판단하는 정서 정보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초기에 발견하면 환경적 요인의 제거를 통해 치료가 가능할 수도 있지만, 이미 성장해버린..
2007.07.01 -
향의 소유를 간절히 원한 사람의 이야기, '향수'
"우리의 코를 자극하는 것은 무엇인가?" 후각은 인간에게 있어 기초적인 감각으로서 무언가를 판단할 때 시각만큼이나 중요하다. 그것이 물건이던 사람이던 말이다. 기분 나쁜 냄새를 풍긴다면 아무리 멋드러지게 생긴 사람이라도 인상이 호감적이기 힘들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자신의 그런 냄새를 속이기 위해 향수를 사용한다. 향긋하고 달콤한 향 내음이 자신에 대한 사람들의 인상을 바꿔놓을 수도 있는 것이다. 여기 그 향을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다. 절대후각(..;)을 가지고 있는 그는 어느날 혼을 빼놓을만큼 멋진 향을 풍기는 여인, 로라의 향을 접하게 되고, 그 후로 여인의 향에 집착하게 된다. 그 향을 영원히 간직하기를 갈망했던 그는 결국 13명의 여인을 죽이고 그 댓가로 최악의 살인마라는 명칭과 13개의 ..
2007.06.12 -
가슴 아픈 이야기, '밀양' 을 보고 느끼다...
[내용누설있음] 극 초반, 신애(전도연 분)가 묻는다. "밀양은 어떤 곳이죠?" 그리고 그녀는 자답한다... "밀양은 숨길 밀(密), 햇볕 양(陽), 은밀한 햇볕이래요." 영화는 그렇게 시작됐다.. 영화에 대해서 사전에 어떤 정보도 얻지 못했고, 단지 기억났던 것은 "가슴이 아픈 사랑"을 다룬 영화라는 것만 어렴풋이 기억났을 뿐이다. 영화의 제목처럼 영화는 한 여인과 그의 아들이 밀양으로 향하면서 막이 올랐다.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무언가 가슴이 아픈 남녀간의 사랑이야기가 펼쳐지는줄 알고 있었다. 영화에서 종찬(송강호 분)은 밀양에서 자리잡고 있는 카센터 사장이다. 천연덕스럽고 신애의 표현으로 '속물'인 그지만 신애를 참으로 아껴주며 어떤 일이 있건 그녀의 곁에 있어준다. 그런 그의 때로는 잘 드러나지도..
2007.05.28